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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서호

엄서호 자문과 함께 하는 6차산업 자문단 칼럼

소속 내용이 포함되있는 표
소속 경기대학교, 농촌체험휴양마을, 국토부 도시개발위원회

수요자가 원하는 농촌관광 참모습

작성자
엄서호
작성일
2014-10-28
조회수
1847

최근의 관광트렌드를 볼 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집을 떠나는 ‘탈출형 관광’으로 부터 축제, 레저 스포츠, 각종 체험활동 참여를 목적으로 떠나는 ‘목적형 관광’으로 변모하는 모습이 확연하다. 이제 단순히 일탈성 위주의 ‘보는 관광’에서 오감을 통해 여행지의 문화, 역사, 자연을 체험하고자 하는 ‘체험 관광’으로 변화하는 추세이다. ‘보는 관광’시대에는 일출과 파란 바다, 설악산이 묶여 진 동해안이 가장 인기 있는 관광목적지 이었지만 요즈음 ‘체험관광 시대’에는 일몰과 갯벌체험, 다양한 먹거리가 어울어 진 서해안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수요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체험관광 상품화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가 다 관광과 접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곳 중 하나가 우리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홍대 앞이고 남대문 시장은 이미 국제적 관광명소로써 자리 잡고 있다. 농촌의 자연과 문화, 농산물 수확을 체험하는 농촌관광도 기본적으로 농촌에 관광을 접목한 체험상품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가 급증하는 목적형 관광수요를 능동적으로 활용하여 ‘관광이라는 모자’를 쓰고 자기만의 독자적 영역을 체험상품으로 일반에게 선 보임으로써 관광수입 증대 또는 인지도와 이미지제고를 통한 브랜딩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국가적으로 볼 때 체험상품의 다양화는 내국인 건전 여가활용 기회를 확충함으로써 생산성 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어촌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한 몫 할 수 있다. 또한 외국인의 경우에는 이러한 시도가 템플스테이와 같이 보다 감동적으로 한국문화를 체험 가능케 한다. 

 

그간 많은 사람들이 외국인에게 보여줄 만한 관광상품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우리문화 특히 우리 생활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 온 역사/전통문화, 그리고 예술과 문학 등 창조문화는 물론이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생활문화의 모든 소재가 관광마인드로 체험상품화 되었을 때, 외국인에게는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경쟁력 있는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농촌관광은 한국농촌의 자연과 생활문화를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외국인에게 무엇보다 매력적인 관광상품이다. 우리나라 수도권 일원의 농촌마을 중 외국인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한국 대표이미지 코드와 연계될 수 마을을 대상으로 DMZ마을, 불고기 마을, 고추장마을, 태권도마을 등을 지정한다면 쉽게 관광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농촌에 체험관광을 도입하는 과정에 있어서 유의해야 할 점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농촌에 ‘관광이라는 모자’를 씌울 때 반드시 관광은 부업이고 농업이 주업인 아마추어 관광(부업관광)의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관광모자 쓴 모습이 멋있게 보인다고 유니폼 까지 관광으로 갈아입는 프로페셔널 관광 즉 전업관광을 추구하였다가는 십중팔구 경험부족에 의한 사업 실패나 일단 성공하더라도 외지인의 무분별한 투자를 자초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농촌체험의 프로페셔널 관광화(전업관광화)는 시행착오를 거쳐 일정 시간이 지나야만 가능하고 몸과 마음을 내던질 젊은이들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 농촌마을의 현재 여건 하에서는 농산물과 식가공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판매를 촉진하는 차원 즉 6차산업화 차원에서만 농촌관광이 접목되어 질 필요가 있다.

      

실제로 기존 농촌체험휴양마을들은 운영형태에 따라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

     

첫째는 비교적 일찍 농촌관광을 시작한 마을들로, 농촌체험을 통해 농산물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형성하게 됨으로써 이제 농촌체험은 명맥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방문객만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주로 농산물 유통과 판매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오히려 농촌체험시설을 노령화되고 있는 주민들을 위한 요양시설로 변경하기를 원하는 마을들이다.

     

둘째로 수도권의 일부 마을과 같이 방문객들이 예약 없이 들러도 체험이 가능한 마을은 이미 성공적인 프로 농촌체험마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마을에는 농촌체험과 마케팅을 주도하는 젊은 리더가 있기에 가능하였을 것이다.

     

세 번째는 독창적이고 열정적인 리더들에 의해 농촌관광 수입은 물론 브랜드 파워에 의한 농산물과 식가공품 판매증대를 경험하고 있으며 농촌관광 프로화를 추진할 만한 기본여건을 확보하고 있으나 방문자수가 부족하여 상시체험은 불가능한 마을들이다.

      

네 번째 유형은 이 밖의 대부분 농촌체험휴양마을로써 성수기와 주말에는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있지만 대개가 예약자이고 예약 없이 방문객들이 들어섰을 경우 농촌체험이 불가한 마을이 이에 해당 된다. 이들은 기 언급한 아마추어 관광을 시행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체험휴양마을이라 하겠다.

      

가장 일반적인 농촌체험휴양마을의 형태가 네번째 유형이며 이들은 농촌관광을 전업으로 하고자 원하고 있지만 그만큼 방문자가 오지 않고 서비스나 마케팅 여건도 충분치 않은 마을들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마을 대부분은 보다 많은 방문객 유치를 위해 공동 숙박시설을 조성해 놓고 있으나 객실 이용률은 저조하고 따라서 관리도 매우 부실한 편이다. 그러므로 농촌체험휴양마을을 지정할 때 모두를 함께 같은 강도로 육성하기 보다는 6차 산업화 차원에서 아마추어관광을 도입할 마을과 전업관광을 수용할 만할 여건을 가진 위한 마을로 이원화 하여 지정/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이 두 유형의 농촌마을 차이는 공동숙박시설 조성 가능 유무가 되어야 한다. 즉 프로관광이 도입 가능한 농촌마을만 대상으로 공동숙박시설 조성을 허용하고 입지여건상 전업관광이 도입되기 보다는 부업관광이 접목되어야 할 마을에는 공동숙박시설 조성을 허용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농촌체험휴양마을의 등급심사 규정도 바뀌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는 농촌체험휴양마을로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동숙박시설을 갖추어야 하는 조항이 숙박시설 과투자를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요자가 원하는 농촌관광은 자연환경과 계절감, 전통문화, 농산물 수확, 농심 등 있는 그대로의 농촌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농촌체험휴양마을에서는 체험프로그램은 있지만 이미 농심은 많이 사라진 상태이며, 그렇다고 지불하는 비용만큼 인적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도 않다. 대다수 농촌체험휴양마을이 원하듯이 농촌체험의 전업화가 실현 되려면 인적서비스 질부터 개선되어야 하지만 현재의 노령화된 인력으로는 불가능하므로 인적 서비스보다도 기존 농민들에게 가장 익숙한 농심을 내세우면 된다. 그러나 현재의 농촌체험휴양마을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이다. 그러므로 이제 시작하려는 농촌마을은 철저히 프로가 되어 인적서비스를 개선함으로써 다수의 방문객을 유치하던가 그렇지 않은 여건이라면, 농심을 바탕으로 일정수의 방문객을 유치하고 그들과의 관계형성을 통해 농산물과 식가공품 판매에 주력하도록 세분화하는 것이 합당한 일일 것이다.

      

농심이 훼손된 농촌은 이미 농촌이 아니고 방문객이 다수가 몰리는 농촌은 이젠 관광지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농촌은 대다수가 성공확률이 낮은 관광지를 꿈꾸고 있으며 현재 상태의 농촌을 보존하려는 노력은 간과하고 있다. 현재 상태의 농촌이 바로 도시민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인 소진증후군을 치유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현재 상태의 농촌과 농심을 보존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발견함으로써 향후 관심 있는 젊은이들이 회귀할 시점까지 현재의 인력으로 버텨 줄 수 있는 정도의 6차산업화가 가장 이상적인 접근이 아닐까 생각한다. 너무 갑자기 스타가 되든가 너무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된다면 6차산업화의 인프라인 농촌과 농심이 사라져 버릴 터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