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서호 자문과 함께 하는 6차산업 자문단 칼럼
| 소속 | 경기대학교, 농촌체험휴양마을, 국토부 도시개발위원회 |
|---|
6차산업을 디자인하다!
- 작성자
- 엄서호
- 작성일
- 2015-10-02
- 조회수
- 1015
6차산업을 디자인하다!
평창군 다수리에는 절임배추 가공공장이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의 고랭지 배추는 이모작이라서 6월 하순부터 여름배추가 출하되고 11월에는 김장배추가 수확된다. 배추의 부가가치를 높이고자 시작된 절임배추사업은 이제 기반설비를 갖추고 ‘평창동굴 절임배추’라는 브랜드로 선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협동조합이 절임배추를 출하하면서 닥친 첫 번째 어려움은 인지도 문제이다. 물론 지금도 어느 정도의 물량을 소화하고는 있지만 시설 투자비와 품질개선 노력에 비해 수요가 일부지역에 한정되어 있어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제고해 수요량을 늘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그들이 생각한 것은 절임배추와 마을 자원을 활용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기존 절임배추 고객관리는 물론이고 ‘평창동굴 절임배추’의 브랜드 파워를 제고하는 시도이었다. 1차 산업인 고랭지 배추 수확을 2차 산업인 절임배추 가공으로 발전시켜 여기에 3차 산업인 체험프로그램 서비스를 접목시킴으로써 6차 산업을 도모하자는 생각이었다.
문제는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떤 모습으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인가에 있었다. 여기서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였고 현장답사와 관련자 면접조사를 통해 ‘평창 김장축제’라는 3차 산업 컨셉을 도출할 수 있었다. 특히 11월 중 주말을 활용해 다수리 일원에서 ‘평창 김장축제’를 개최한다면 평창군내에서 앞서 개최되는 이효석 문화제, 오대산 문화제와 연계해 집중 홍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평창강이 에워싸고 있는 다수리는 자연경관이 수려할 뿐더러 마을 내 폐교 부지를 활용할 수도 있으며, 막돌 쌓기 기술을 보유한 주민도 있고, 인근 뇌운계곡 주변에 펜션 등 숙박시설이 산재해 있는 입지적 강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자원들을 어떻게 구슬 꿰듯이 연결해 상품화 할 것인가가 문제이었으며, 무엇보다도 3차 산업 경험이 전무 한 마을주민들이 김장축제를 잘 해낼 수 있도록 확신을 심어줄 마중물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그리하여 사업주체인 평창동굴식품 협동조합이 주도해 2016년 6월말 여름배추 수확시기에 기존 절임배추 우수고객과 도시캠핑 동호인 일부를 대상으로 ‘여름김치축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논의하였다. 여름김치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여름배추 수확과 절임, 동굴속 김치 담그기, 마을 주민과 함께하는 평창강 막돌 줍기와 막돌 쌓기 체험, 절임통속 송어 맨손잡기와 절임통 물놀이, 평창강 둘레길 걷기와 자전거 타기, 폐교부지를 활용한 캠핑과 삼결살 파티 등을 구상하였다.
여름김치 축제라는 마중물 사업은 늦가을 본격적인 ‘평창김장축제’를 대비한 예행연습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축제 성공가능성 타진은 물론 조합원과 주민들의 역량강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가을철 평창김장축제 대외 홍보를 위한 자료를 확보하는데 있다. 여기에 시군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6차산업화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홍보하는 것도 또 다른 의의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여름김치 축제와 가을 김장축제의 성공적 개최는 평창동굴 절임배추의 브랜드 파워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3차산업적 접근과 함께 브랜드 파워 제고를 위해 필히 요구되는 것은 배추절임의 청결하고 환경 친화적 공정과정을 홍보하는 일일 것이다. 이를 위해 배추절임 과정에서 생산된 염수를 정화시킨 물에 송어양식을 시도함과 동시에 절임배추 출하 시 사용되는 포장박스도 재 활용지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적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평창강의 맑은 물을 사용해 배추를 세척하며 평창강 막돌과 천일염을 절임과정에 사용한다는 점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평창 동굴 절임배추의 6차산업화 시도는 여름김치 축제와 가을 김장축제를 통해 구체화 될 것이며, 이는 배추절임과정의 청결하고 환경친화적 공정과정을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과 별개로 추진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항은 품질 좋은 배추를 생산하는 일이다. 왜냐면 1차 산업의 완성도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는 2차 산업으로의 발전, 3차 산업과의 연계는 사상누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