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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준

임동준 자문과 함께 하는 6차산업 자문단 칼럼

소속 내용이 포함되있는 표
소속 한국식품유통학회, THE BUYER, 한국식품오픈포럼

판로 확대의 핵심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작성자
임동준
작성일
2015-11-16
조회수
886

   어떤 공무원이 있었습니다. 1980년 무렵 중앙부처 공무원이었으니 비교적 안정적으로 살 수 있었는데, 마흔을 눈앞에 두고 갑자기 사표를 씁니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떠납니다. 갑자기 왜 그랬을까요?

   브라질로 이민을 떠나 살던 한 친구가 던진 말에 자극을 받았다고 합니다.

  “세상은 참 넓다. 외국에 나가 보니 시야가 달라지더라.”

  이 한 마디가 호기심 많은 성격을 자극했던 겁니다. 그는 가족들을 데리고 뉴욕을 향해 떠났습니다. 중간에 가까운 친척이 살고 있던 라스베이거스에 식구들을 잠시 맡기고, 홀로 뉴욕으로 갔습니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직업인 세탁소 기술을 배웠는데, 아이고… 너무 힘들었습니다. 1주일 만에 포기하고 가족을 남겨둔 라스베이거스로 돌아왔습니다.

   호텔, 카지노, 바(Bar)… 관광과 향락사업으로 24시간 돌아가는 소비도시. 영어도 제대로 안 되는 탓에 취직할 곳도 없었습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는 흑인들이 주로 하는 잔디 깎기 보조로 일하며 이 일 저 일 가리지 않고 뛰는 한편 무엇으로 독립할지 궁리를 했습니다. 향락과 소비의 도시이다 보니 술 장사가 잘 된다는 것은 금세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술 판매업은 매우 위험한 장사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조그만 임대 매장을 얻어 술 판매업을 시작했습니다. 첫 달 매출 2400달러, 임대료도 나오지 않아 호텔 식당 청소를 하는 등 매일 쓰리 잡(3 job)을 뛰었습니다.

 

   그는 현재 라스베이거스 주류 유통의 20%를 점유하는 네바다 주의 거상이자 현지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매년 불우이웃에 기부하는 금액이 1억 달러를 넘습니다. 그의 이름은 이해언. 사업체는 리스디스카운트리쿼(Lee's Discount Liquor), 술을 싸게 파는 곳이란 상호입니다. 지역의 유력 정치인들, 기업인들, 학생과 청년들이 그와 교유하길 원하고 그를 가리켜 ‘라스베이거스의 오바마’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영어도 제대로 안 되는 그가 어떻게 백인들만 독점하는 주류 사업을 차곡차곡 성공시켜 신화를 만들었을까요. 그에게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것을 극복해간 과정을 함축하면 여섯 가지 비결이 나옵니다. 그의 말을 그대로 들어보죠.

 

① 메시지를 단순화하다

  “영어가 서툴렀던 시기, 술을 한 병 사러 한 매장에 갔습니다. 가만 보니 술을 사고파는 데는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더군요. 내가 해볼 만한 업종이라는 판단이 들었고, 미국에서 가장 장사를 잘하는 소매업들을 살펴봤습니다. ‘월마트’, ‘샘스클럽’ ‘코스트코’ 등등이 모두 가격할인을 내세우고 있더군요. 그래서 매장 이름부터 ‘디스카운트’라는 말을 붙여 ‘싼 곳’임을 부각시켰습니다. 싸게, 많이 팔면 된다는 생각을 실천한 거지요.”

 

②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다 썼다

   “홍보는 중요합니다. 내 가게를 알릴 수 있는 모든 방법은 다 써 봤어요. ‘찌라시’를 뿌리기도 하고 문고리에 거는 형태로 전단을 만들어 집집마다 걸기도 하고… 형편이 조금 나아지면서 지역신문과 벼룩시장 같은 정보지에 광고를 내기 시작했고 여건이 되는 족족 홍보를 했어요.”

 

③ 고객의 반은 여자다

   “술을 술로만 보면 안 됩니다. 고객 중 절반이 여자고객입니다. 여자들은 환경에 민감합니다. 그들에게 서비스한다는 생각으로 다른 매장들과 다르게 했습니다. 우리 매장은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지요. 통로나 진열은 물론 조명, 차에 실어주는 서비스 등등 모든 걸 여성에 맞추었습니다.”

 

④ 공부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공부하지 않는 비즈니스는 성공하지 못합니다. 우선 내 자신부터 새롭게 쏟아지는 정보를 끝없이 공부합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시키지요. 한 달에 1, 2회는 필수적으로 두 시간씩 교육을 합니다. 오너가 모르면 그 교육이 먹히질 않겠지요? 우리 직원들은 술에 관한 지식이 손님을 압도합니다.”

 

 무조건 바꿔준다

   “애프터서비스는 소매업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고객이 원하면 무조건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해요. 우리는 디스카운트를 전면에 내걸고 있으니까, 우리보다 더 싸게 파는 곳이 있다면 바로 조치합니다.”

 

 실패를 무서워하면 안 된다

   “실패를 안한 게 아니에요. 금융업에 나섰다가 실패하고 바(Bar)도 차렸다가 실패하고 그랬죠. 하지만 사업은 배짱이 있어야 합니다. 실패하더라도 자신감을 갖고 해야 해요. 전망이 좋은 사업도 자신감 없이 하면 실패하고 전망이 안 좋은 업종이라도 배짱 있게 추진하면 성공할 수 있고, 그런 게 사업입니다. 사업에는 은퇴가 없어요. 일은 죽을 때까지 하는 거죠. 돈을 벌고 못 벌고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평생, 내 돈이란 건 없는 거예요. 사는 동안 잘 관리하는 것뿐이죠. 한국인들, 웨이크업(Wake Up)하세요. 명퇴니, 은퇴니, 노후니 그런 걱정 말고 지금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스토리텔링은 판매의 핵심입니다. 상품이 많지 않던 과거에는 품질이 뛰어나면 알아볼 수 있었고, 누군가에게는 팔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품질이 뛰어난 상품이 넘쳐나고, 저마다 나름의 강점을 내세워 마케팅을 합니다. 품질은 중요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소비자들이 알아주길 원하거나 알아주지 않는다고 푸념하면 안 됩니다.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합니다. 이해언 회장의 사례를 참고해 각자가 적용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명심할 것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단순화입니다. 스토리텔링은 이야기를 전하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재미를 느껴야 합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기도 복잡해지면 귀를 닫습니다. ‘나(우리)=농장(공장)=상품’의 일치점을 찾고, 그것을 단순하게 전해야 합니다.

   둘째, 반전입니다. 이 세상의 재미있는 스토리는 다 반전의 묘미를 갖고 있습니다. 정직하고, 진지하고, 희귀하다는 것만으로 팔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위기와 시련, 남들과 다른 길을 간 이유, 어느 순간 찾아온 확신 등등 반전의 기점이 어디인지를 찾아야 합니다. 그 반전의 기점은 본인만 알 수 있습니다.

   셋째, 자신감입니다. 스스로 자신감이 없으면 아무리 상품이 뛰어나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자긍심이 있는 사람과 하겠습니까, 없는 사람과 하겠습니까? 스토리텔링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감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가치, 상품에 대한 확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