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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준

임동준 자문과 함께 하는 6차산업 자문단 칼럼

소속 내용이 포함되있는 표
소속 한국식품유통학회, THE BUYER, 한국식품오픈포럼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작성자
임동준
작성일
2016-08-17
조회수
578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해서 열심히 교육을 받고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유통업체로부터 입점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기는 했는데, 과연 우리 상품이 입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게 꼭 좋은 방법인지도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식품박람회에 나가면 판로가 확대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기회를 가져보지 못했습니다.”

이 말들은 지역의 농가나 소규모 식품업체, 지역공동체 등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6차산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업체들 상당수도 이와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을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에 대한 답을 세 가지로 정리해 전하고자 한다.

 

#1 마케팅에 나서지 말자

지역별로 지자체 단위의 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유통과 마케팅은 교육의 필수과목이다. 하지만 농업인들의 관심과 열기에 비해 그 성과는 미지수다. 필자는 이 같은 질문을 받을 때, 특히 농업인들의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한다.

 

마케팅을 하지 마십시오. 농사에 혼을 쏟아 부어도 시간이 모자를 판에 온라인 마케팅이니, 유통 마케팅이니 하는 데 나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다 농사까지 망치면 어쩔 겁니까?”

농업인은 농업에 전념해야 하고, 유통인은 유통에 전념해야 하며, 공무원은 정책에 전념해야 한다. 그것은 확실하다. 다만 연관된 분야를 알아야 하고 알기 위한 공부도 해야 한다. 가령 지자체 단위의 유통-마케팅 교육은 농업인들이 직업적으로 나서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한 교육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런 말을 덧붙인다.

 

마케팅은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방법으로 유통이 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것이지, 직접 나서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그것은 맡기십시오. 유통 전문가에게 맡기든지 꼭 전문가가 아니라도 가까운 이 중에서 그 일에 적합하다 싶은 분께 맡기세요.”

6차산업의 성장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생산과 가공과 유통과 서비스를 단독으로 하려 할 때 만신창이가 되기 쉽다. 여기에서 말하는 단독은 농가 단독, 경영체 단독, 조직체 단독이 모두 포함된다. 6차산업은 이것은 잘 알지만 저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부가가치가 약하기 때문에 저것과 협력하고 연계하며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드는 수단으로 제시되는 일종의 시스템 모델일 뿐이다.

 

#2 순서를 바꿔야 한다

6차산업은 시스템이 중요하다. 다른 분야와 연계한 융복합이 지속적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순서가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마케팅은 고객에게 접근하는 전략적 방식을 만드는 행위다. 상품이 있는데, 이를 팔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렇게 하자는 답을 갖고 행동에 나서는 게 마케팅이고, 이와 맞물려 상품을 전달하는 과정이 유통이다. 여기에서의 고객은 특정 소비자이기도 하고 특정 기업이기도 하다.

그런데 특정 소비자와 특정 기업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뭐가 다를까? 달라도 너무 다른 점이 도대체 무엇일까? 이것은 산지의 방식을 찾는 중요한 키다. 다른 점을 알고 나면 생산과 유통의 방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이제부터 순서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특정 소비자와 특정 기업 등의 고객을 시장이라고 총칭하면, 시장의 차이를 알아낸 뒤 거기에 맞는 생산-유통을 해야 한다. 이른바 맞춤형 생산-마케팅-유통의 필요성이다. ? 세상에는 상품이 넘쳐나기 때문에. 좋은 것이 넘쳐나게 등장하고 특별한 것이 끊임없이 고객 앞으로 달려가기 때문이다. 이제는 특정한 고객을 설정해 놓고 그가 원하는 것을 이쪽에서 제공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그것이 20년 전과 지금의 농업이 달라진 냉엄함이다.

 

#3 타깃을 확실히 하자

특정한 고객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특정한 고객은 한 명 한 명의 개인과 한 곳 한 곳의 집단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개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것은 사실 비효율적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두 가지 사회현상으로 인해 어느 정도 비효율성을 감내할 정도가 되었다. 온라인-모바일을 통한 IT 시스템과 택배 시스템의 발달 때문이다. 많은 지역 업체들이 이를 활용해 개별 마케팅을 하며 고객관리를 한다. 개인들의 요구를 직접 온라인 도구를 통해 받아보고 그들에 맞는 상품화를 적용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두 번째는 집단 고객이다. 이 중에는 대규모 시장을 갖고 있는 유통업체들이 있고 정기적으로 안정적 거래가 가능한 외식업체, 특화 시장이 있다. 문제는 이들이 갖고 있는 고객들의 특성이 제각각 다르다는 데 있다. 성향이 다른 고객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취하는 방식이 다르고 선호하는 상품이 다르므로 산지의 대응 역시 달라져야 함은 당연하다.

 

예를 들면, 백화점 고객은 비교적 부유층이고 편의점 고객은 젊은층이 많으며 할인점과 슈퍼마켓은 중산층과 서민까지의 주부들이 많다. 또 지역적 점포별로로 상품과 진열, 마케팅 방식에 차이를 둔다. 가령 수도권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대형마트에서 을 판매한다고 할 때, 그 방식은 해마다 진화하고 있다. 쌀과 관련된 상품들은 오랫동안 ‘00지역을 강조해 왔다. 그러다 5년 여 전부터 즉석 도정기를 들여놓고 현장 도정 판매 방식으로 변했다. 3년여 전부터는 소포장화가 급격히 진행됐다. 그리고 지금은 세대별 맞춤쌀로 분화돼 가고 있다. 어린이용 쌀, 청소년용 쌀, 노인용 쌀 식으로 분화되고 있는 것이다. 노인들을 위해서는 부드럽고 찰진 쌀 품종을 공급해야 하고 어린이에게는 성장발육을 위한 영양성분 공급이 필요하며 청소년들에게는 보다 쫀득쫀득한 밥맛의 쌀 품종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세대별로 타깃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장소별 타깃도 다르다. 학교와 병원, 리조트와 호텔, 오피스 단지와 공장 단지별로 선호하는 상품들이 다르다. 제품 자체의 특성은 물론 포장재 구성과 디자인의 표현양식도 다른 것이다.

 

산지에서 작물 재배와 가공방식을 선택할 때, 이들 타깃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설정한 타깃 외의 판매 기회를 버린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품질만 좋으면 어느 장소나 어느 세대, 어느 직업군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필자는 타깃을 명확히 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처음부터 목표가 뚜렷해지기 때문이고 작목 선택부터 재배, 가공, 유통의 일원화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상품에 대한 설명내용도 또렷해져 상대를 설득하는 힘도 생긴다.

 

몸에 좋고 기능성이 있으며 깨끗하고 안전하다.’ 이런 설명의 상품은 유통시장에 쏟아지는 수많은 상품들 속에서 드러날 수가 없다. 상품의 특징을 훨씬 더 구체화하고 어떤 대상자의 몸에 어떤 효과를 갖고 있는지를 고민하면서 생산이 시작됐다유통의 출발도 거기에서 시작돼야 한다.

개인 고객과의 1:1 유통 역시 여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포괄적인 대중들이 아니라 바로 당신을 위해 종을 울린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담고 있는 업체들이 판로 확대에 성공한다.